도서관에 '새로 들어온 책' 코너는 책빌리러 가서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곳이다.  때론 좋은 책도 있지만,  신간서적의 저자나 판매사가 도서관에 자신의 책을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구입하게 하는 욕망의 코너가 아닌지 의심스러운 책도 가끔 있다. 

최면이나, NLP(Neuro Linguistic Programming)라는 분야를 새로 알아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최면심리수업'이 개론서 역할로 충분하다. (정귀수 저)



 전문성이 있는 분야이지만, 약 세시간 정도 가볍게 읽어 볼 수 있는 점은 이 책의 장점이다. 기억에 남는 내용을 몇가지만 정리해 본다.  최면에서 '컨빈서'라는 작동 원리가 있다. 최면술사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거나, 공감하는 분야의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최면에 걸리기 쉽다. 예를 들어, 큰 폭발로 부상당하여 정신이 나갈 것 같은 사람에게 '나는 의사이다'라고 접근하면 환자는 즉각적인 안도감을 느끼며 최면술사를 신뢰하기 시작한다.  저자는 의사가 아닌 유명한 최면술사가 환자가 치명적인 정신적 충격을 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의사'라고 선의의 거짓말을 하고 환자를 구해낸 사례를 들고 있다.  커다란 외상의 충격이 아니더라도, 정신적으로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도움을 구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최면치료를 스스로 찾아온다면 '컨빈서' 효과는 일어나기 쉽다. 예를 들어 전생에 대해 최면 치료를 받고자 찾아온 사람들은 이미 전생에 대해서 스스로 믿고자하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전생을 기억하기 쉽다.  그 전생의 기억이 사실이든 스스로 지어낸 이야기이든, 현생의 문제점의 원인을 전생에서 찾거나 덮어 씌우면 현생의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도 많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신비주의적인 체험을 개인의 인식안에서 필요에 의해 지어낸 것이라는 입장이다.    '에드가 케이시'라든가 하는 전생에 대한 기억과 이것이 실제 일어 났음이 증명된 현상에 대한 설명에 대해서 저자가 어떻게 생각하는 지 궁금하다.  물론, NLP의 관점에서는 전생이 실제였거나, 본인이 스스로 지어낸 허구이거나 관계는 크게 없을 것 같긴 하다.

  저자가 강의 도중 퇴마사와 갈등을 겪은 이야기는 재미 있다. 퇴마사는 자신이하는 일도 NLP와 동일한 결과를 낸다고 강의도중에 열띠게 주장했다고 한다. 내가 강의를 하고 있는데 NLP의 효과나 퇴마사가 하는 일의 효과나 같은 것이라고 한다면 참 난감할 것이다. 강의를 듣고있던 한 오십대의 퇴마사는 묏자리를 잡거나 하는 활동을 통해서 고객들을 도와주는 측면은 NLP와 동일한 원리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컨설팅 회사에 다니면서 비슷한 일을 자주 겪어서 인지, 마치 내게 일어난 일처럼 생각되었다. 저자는 퇴마사가 저자 자신처럼 고객들을 만족시켜주는 좋은 일을 했다고 공감해 주면서 갈등의 위기에서 잘 벗어 났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결국 저자는 NLP와 퇴마사가 하는 일의 차이가 무엇인지 학술적이고 경험적인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이해시켜주지는 못한 것 같다. 저자는 퇴마사의 공감 받고 싶은 욕구는 충족시켜 주었다고 할 수 있으나, 퇴마사에게 NLP가 무엇인지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이해하는 방식을 알려줬어야 하지 않을까. 결국 최고의 NLP전문가나 최면술사도 자기 주장이 강하고 심지어 유사과학에서 자신의 내적 체계를 구축한 사람을 설득하거나 최면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저자가 추천하는 책을 옮겨 본다.  

<NLP입문> 설기문 박사 번역

<밀튼 에릭슨> 학지사에서 출판한 밀튼 에릭슨의 전기

<신념의 기적> 로버트 딜트(Robert Dilts)

<에릭슨 최면과 심리치료> 설기문 : 에릭소니언을 알기 쉽게 정리함

<밀턴 에릭슨과 혁신적 상담> 고기홍,양정국, 김경복 : 다양한 사례의 원서를 번역해서 모아놓음 

<치료적 트랜스> 스티븐 길리건(Stephen Gilligan), 번역이 훌륭한 책임

<마술처럼 발표하고 거인처럼 말하라> 원제 Presenting Magical, 테드 제임스(Tad James)

<NLP II>, 로버츠 딜츠; Somatics 관한 내용으로 몸에 대한 인지능력을 활동시켜서 심리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분야임.

<세뇌의 법칙> 도마베치 히데토 ; 옴진리교에 대해 세뇌의 관점에서 풀어본 이야기임 : 세뇌와 탈세뇌의 구조가 NLP에서 인간정신을 프로그래밍으로 바라보고 프로그래밍으로 해킹하고 수정하는 관점과 비슷하다. 인공 두뇌학의 전문가이다. 

<사람중심의 상담> 칼로저서(Carl Rogers : NLP 관점에 함몰되면, 나의 마음뿐아니라 타인의 마음에 대해서도 조작의 대상으로 바로보는 것이 습관이 있다.  사람중심의 관점은 이러한 맹점에서 벗어나 균형적인 시각을 유지하게 하는 좋은 충고일 것이다.

네이버에 저자의 카페가 있다. 

http://cafe.naver.com/allissstory


판매와 마케팅에 관한 분야에서도 아래와 같이 최면의 분야에서 따온 것이 분명한 수법이 있었음을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 백트래킹 : 상대방의 언어를 그대로 돌려주어 친밀감 등의 라포르를 형성한다

- 미러링 : 상대방의 움직임을 따라하여 라포르를 형성하는 과정

- 이데모오토 과정 : 관념에 의해서 몸이 움직이는 과정

영업사원이 물건을 팔거나 서비스를 계약할 때, 고객의 언어를 반복해서 되묻기도 하고, 머리를 쓸어올리거나 하는 동작을 따라하며, 백트래킹과 미러링을 구사한다. 그리고 라포트가 잘 형성되어가고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해 따라하던 동작을 본인이 먼저하는 '리딩'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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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편집인 샤르딘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밀실의 열쇠를 빌려드립니다]를 꾸역꾸역 읽기 시작했다. 시작부분이 다소 지루하다. 분명 작가는 말할 때 구사하는 유머가 지루하거나 혹은, 요즘 말로 아재개그 수준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그 유머는 글의 행간에서 부드럽게 읽히는 맛이 나쁘지 않다.  첫번째 사람이 죽어나고, 또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의심받을 상황에 처한 주인공의 황당한 사연을 읽기 전까지 독자의 바지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는 소설의 힘이다.  






일본 소설은 아직도 주인공들 이름 때문에 힘들다. 특히, 처음에 성과 이름이 같이 나왔다가 어느 시점에 이름만 나오면 더 그렇다. 

주인공 류헤이는 중소기업에 취업하기로 한 후 여자친구와 헤어진다. 그런데 그 여자친구는 칼에 찔린채 건물 높은 곳에서 떨어뜨려진다. 류헤이를 취직시켜준다고 했던 선배 모로의 소행이다. 모로는 소설 끝부분에 류헤이의 벗은 모습을 찍은 비디오를 간직해 놓았던 것으로 드러난다. 모로는 알리바이를 위해 술을 사오는 길에 부랑자와 몸싸움이 일어나게 되고, 자신이 범행에 사용한 칼에 옆구리를 찔려 죽는다.  칼이 꽃힌 채로 집으로 돌아와서 목욕탕에서 샤워를 하는 중에 죽는다. 죽기전에 문을 쇠사슬로 엮어 놓아서 '밀실살인 사건'의 미스테리의 요건을 잘 갖추게 된다. 


작가 히가시가와 도쿠야는 이런 간단한 사건을 복잡하게 얽힌 알리바이와 풀기 어려운 미스테리로 각색했다. 간간히 희미한 유머코드를 섞으면서, '가상의 도시'를 소재로하는 2000년대 일본 추리문학의 유행을 따랐다.  읽을 만 하다. 중반을 지나면 집중력이 생기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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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편집인 샤르딘

[끄적끄적] 


새 전철에서 새차 냄새가 난다. 공항철도다.  플라스틱과 내장도료와 포름알데이드가 적절히 섞인 그런 냄새를 졸다가 맡았다. 잠깐 잡힐듯 잡힐듯 온전히 기억해내기 어려운 어린 시절의 풍경이 떠올랐다. 대문이 검고 큰 친구네 집이었다. 집안이 크고 복잡하다. 방들은 앞문과 옆문으로 두개가 있었고 우리는 방과 방사이를 달려다녔다. 



물론, 어떤 방을 지날때 어른들이 보였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곳곳에 장난감이 천지다. 그중에 내가 제일 좋아한 장난감은 어른 엄지 손가락 만한 쇠로된 자동차였다. 부러워하거나 나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새도 없이 친구의 집에서 그저 행복했다. 그 행복한 느낌이 냄새속에 흘러 들어온다. 그 친구집에서 그런 냄새가 났던것도 같다.  포름알데히드와 페인트에 섞인 신나 때문일까... 조금 더 맡아 보고 싶었지만 전철의 문이 열리자 행복감은 냄새와 함께 증발해 버렸다. 더 붙잡고 있을 수 없어서 아쉽다. 잠도 다 깼다.   계양역을 지나고 있다. 아...한참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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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편집인 샤르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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