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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6.14 '시나리오 작법 48장'에서, 시나리오와 소설의 차이 2



소설의 경제적인 가치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분류될 수 있겠지만, 그중 꼭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하나는 '영상화가 가능한 가?'라는 문제이다.  어떤 소설이 대중에게 사랑받고 베스트 셀러가 되어도 영화나 웹 드라마 등으로 영상화가 되기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작품이라면 경제성이 떨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작가에게 시나리오 작성법은 작품 구상시에 염두에 둬야할 요소임에 분명하다.  


후나하시 가즈오는 '시나리오 작법 48장'에서 영상과 문학이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는 소설과 시나리오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해도 될 듯 싶다. 사람에게 시각적 이미지를 제공하는 영상을 위한 시나리오와 독자의 상상력을 제공하는 소설에 대한 차이점을 쉽게 설명했다. 그 비유 자체가 명확하고 예술적이다. 





우선 가즈오가 인용한 일본 타니자키의 소설 ⌈바보의 사랑⌋을 잠깐 읽어 보자.


"...카페에 있었을 무렵 나오미의 성질이 어떠했는지 말하라고 해도, 나로서는 아무래도 명료하게 대답할 수가 없었다. ... ... 그런데 곁에서 본 느낌을 말하라고 한다면, 그게 어느 쪽인가 하면 음울한, 말이 없는 아이처럼 생각되었다. 안색도 약간 푸르스름 해서 마치 무색투명한 유리 몇 장을 겹쳐 놓은 것 같은, 깊게 가라앉은 색조를 하고 있어서 건강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가즈오는 여기서 '무색투명한 유리 몇장을 겹쳐 놓은 것 같은'의 부분을 지적하며 소설과 시나리오의 차이점을 명쾌하게 설명해 준다. 


소설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유리 몇 장을 겹쳐 놓은 것 같은 색깔이 무엇일지 상상하게 된다. 독자가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에 대한 <환영>을 만드는 것을 도와주는데 적절한 표현이지만, 영상으로 보여지는 <현상>을 기술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즉, 독자 들이야 '유리 몇장' 유리라는 단어에서 나오는 푸루스름한 이미지와 몇장이 겹쳐서 빛이 여러번 투과하는 과정에서 조금더 다르게 보일 것이라고 상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기술을 영상으로 바로 제작하려 한다면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시나리오 문장으로 기술했다면 "나오미는 살결이 희어서 안색도 약간 푸루스름하다" 정도로 쓰고 마는게 보통이라고 설명한다. 


가즈오는 시나리오 문장은 시각적으로 보여줄 구체적인 영상에 대한 기술이므로 간략할수록 좋다고 맺었다.   

Posted by 샤르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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