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치료

 

 

 

1. 음악치료의 정의

 

음악치료란 훈련되고 자격있는 음악치료사가 즐겁고 창조적인 음악적 경험을 음악치료대상자와 나눔으로써 음악치료대상자의 심리적, 신체적, 정신적인 이상상태를 복원하여 이를 유지하고 나아가서는 향상시킬 목적으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음악을 사용하는 일체의 활동을 말합니다.

이러한 음악치료의 정의는 치료사에 따라 달리 정의 될 수 있고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음악치료(MUSIC THERAPY)란 말은 음악(MUSIC)과 치료(THERAPY)의 합성어입니다. 따라서 음악치료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음악에 대한 정의와 치료에 대한 정의가 있어야 함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음악과 치료에 대한 정의를 따로 내리지 않고  음악치료에 접근하기 때문에 음악치료를 이해하는데 상당한 혼선을 빚고있습니다.

먼저 음악에 대해 정의를 한다면, 음악을 멜로디, 하모니, 리듬이 갖추어진 우리 귀에 듣기 좋은, 일반적으로 음악이라고 불리기에 무리가 없는 아름다운 소리를 음악으로 정의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현대음악 작곡가들처럼 우리 주변의 소음이나 침묵마저 음악의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같은 '음악'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각각 다른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음악치료를 정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음악치료사 자신이 음악을 어떻게 정의하는가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치료라는 말을 보면 음악치료에서 말하는 치료의 개념은 의사가 행하는 의술(Medical Treatment)이 아닌 Therapy의 개념이며 Therapy의 사전적 의미는 약물이나 수술을 이용하지 않고 정신적 신체적 질병을 치료한다는 것입니다. Therapy의 개념의 사용도 심리치료, 물리치료, 작업치료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사용되지만 음악치료에서 말하는 Therapy의 개념은 심리치료(psychotherapy)의 개념을 가집니다. 크게 심리치료의 조류는 세가지 학파 즉, 행동주의, 인본주의, 정신분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음악치료사는 자신이 공감하는 심리학파에 따라 치료의 개념을 정립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음악과 치료에 각각에 대한 자신의 정의를 내리면 자신의 음악치료를 정의 할 수 있습니다.

American Music Therapy Association에 따르면 음악치료란 "자격 있는 음악치료사가 건강이나 학습의 문제를 가진 개인들의 심리적, 신체적, 인지적 또는 사회적 기능에 긍정적인 변화를 유발하도록 음악을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라고 하지만 음악(music)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또, 치료(therapy, 긍정적인 변화)를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음악치료에서 음악의 치료적 적용이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2. 음악치료의 역사

 

고대 원시 부족사람들은 질병의 원인을 마술이나 혹은 부족들이 부족의 금기사항을 깨서 신이 노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때 음악은 다른 양식들 즉, 춤과 북소리 등과 더불어 신과 영적인 교감을 하는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음악이 '치료'의 도구로 사용된 것은 인류 문명의 시작과 그 시기를 같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를 다음에서 간단하게 살피고자 합니다.

 

① 고대에서 근대까지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질병의 원인이 심신의 부조화 상태라 믿고 육체와 영혼간의 균형을 복원하는데 치료의 초점을 두었습니다. 철학자들은 음악이 사람의 인격과 품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었고 플라톤은 음악의 사용이 국가에 의해 통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서적 감동의 카타르시스적 배설작용이 그리스인들에게는 심적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중요한 일로 여겨졌으며, 이는 연극이나 음악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어떤 감정을 모방한 음악을 들을 때 사람들은 똑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고 믿었고 오랜 시간동안 미천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을 습관적으로 들으면 사람의 성격이 미천하게 바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의학의 신인 아폴로는 동시에 음악의 신이기도 합니다. 이런 면에서 이 시대에 음악과 의학은 분리될 수 없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중세기는 기독교 중심의 사회로 질병의 원인이 죄에 대한 신의 형벌로 인식되었습니다. 특히, 정신병의 경우에는 마귀와 관련된 질병으로 받아들여졌으며, 마귀를 쫒기위해 여러 가지 잔인한 方法들이 동원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음악은 인간의 질병을 고치는데 공헌한 성자들을 찬양하기 위해 쓰여졌고,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들이 병에 걸렸을 때 기분전환을 돕도록 음악이 사용되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에는 의학이 과학적인 접근방식으로 방향을 잡은 때입니다. 이 시대에 음악은 질병예방을 위한 부수적 방법으로 채택되었고 전염병이 돌 때는 질병에 저항하기 위해 정서적 측면을 고양시키는 음악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바로크 시대에는 기질과 정서에 관한 학설이 팽배했는데 우울한 사람은 근엄하고 딱딱하며 화성적으로 슬픈감정을 주는 것을 좋아하고, 다혈질의 사람은 피를 동요시키는 무도음악을 좋아하고, 담즙질의 사람은 부풀은 담즙을 요동시켜주는 격정적인 화성을 좋아하고, 粘液질, 즉, 냉담한 성격의 사람은 여성의 음성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여성의 높은 음역의 소리가 점액질에 부드럽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아그립파(Agrippa, 1533)는 4성부를 우주적 요소들과 결부시켜 베이스는 땅, 테너는 물, 알토는 공기, 소프라노는 불에 비유했고 도리안 모드를 물과 점액질에, 프리지안을 불과 황담즙에, 리디안은 공기와 피에, 믹소리디안은 땀과 담즙에 연관지어 설명을 했습니다. 의학적인 이론으로서는 이런 인체의 4기질 즉, 다혈질, 점액질, 담즙질, 우울질로 나눌 수 있는데, 이런 4체액 이론은 음악을 치료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현상에 자연스럽게 기여했습니다.

19세기 중엽에는 해부학, 수술, 박테리아학, 생화학, 신경-정신과학등의 과학적 방법에 대한 연구에서 새로운 발전이 계속 이루어지고 이러한 지식의 증대, 과학의 발달로 질병의 예방과 치료가 단지 이러한 과학적 연구에만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의학의 사용에 있어 음악의 사용이 줄어들게 되어 음악과 의학간의 과거 철학적 뿌리에 금이 가게 되었습니다.

 

② 현대의 음악치료

음악감상이 환자의 스트레스를 덜어줄 것이라는 가정하에 음악가들이 병원에 투입되었습니다. 그리고 세계대전 중 음악에 노출된 전쟁부상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신체적, 감정적 반응이 뛰어났고 이에 병원에서는 음악가들을 고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병원 음악가들이 기관에 들어가기 전에 환자에 대한 이해나 음악의 치료적 적용에 대한 훈련과정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대학에 음악치료학 과정이 생기게 되었는데 세계최초의 음악치료 교육과정은 1944년 미시간 주립대학에서 생겨났습니다. 그후 1946년 켄사스 대학 등 다른 대학의 학부와 대학원 과정에 음악치료 학위 프로그램이 보급되게 되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약 5,000여명의 음악치료사가 활동 중이며 종합병원에서는 이러한 음악치료를 포함한 예술치료를 의무화하여 좋은 임상효과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3. 세계음악치료의 조류

세계 음악치료의 흐름은 음악치료의 정의에서 언급한 심리학의 조류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뉘고 이에 덧붙여 최근에는 생체의학(Biomedical)에 바탕을 둔 음악치료가 위스콘신-오클레어 대학(Wisconsin-EauClaire Univ.)을 중심으로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① 행동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음악치료

이는 행동수정에 초점을 둔 정확한 자료와 분석관찰로서의 치료방법입니다. 치료사는 음악치료 활동을 통해 나타나는 환자들의 음악 외적 행동들을 치료목적으로 두게 되며 이러한 문제되는 행동들을 음악을 이용해 보완, 수정하는 것입니다. 행동주의에 바탕을 둔 음악치료는 단계적인 목표와 그에 따르는 활동, 절차를 가지며,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측정 가능한 용어로서 설계한 계획에 따라 행동이 증가했는가 감소했는가를 기대합니다. 미국의 켄사스 대학을 중심으로 하는 음악치료 학파입니다.

 

② 인본주의에 바탕을 둔 음악치료 :

이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존중하고 각 개인마다 독특한 잠재력이 있으며 모든 인간은 이런 잠재력 펼칠 수 있는 자아실현의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합니다. 음악치료사는 치료대상자가 자신의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목적으로 음악을 사용합니다. 미국의 뉴욕대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학파입니다.

 

③ 정신분석에 바탕을 둔 음악치료

치료대상자가 자신의 가능성을 자각 못하게 막는 장애물과 개인적 목표를 달성 못하게 막는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치료대상자의 무의식 세계를 탐색하고 이로 인한 성장을 도모하여 치료대상자와 치료사가 언어와 상징적 즉흥연주를 사용하는 것으로 즉흥연주에서 나타나는 전이와 역전이를 중요시 여깁니다. 1970년대 초 영국의 메리 프리슬리(Mary Priestley)에 의해 발전된 모델입니다.

 

④ 생체의학에 바탕을 둔 음악치료

   (Biomedical theory of music therapy)

이는 음악이 인간 뇌 기능에 괄목할 만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음악의 효과는 치료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데 바탕을 둡니다. 통증과 음악이 뇌로 전달되어지는 과정, 감정을 일으키는 뇌의 부분에서의 음악적 자극의 신경전달과정, 대화와 움직임에 연관된 음악에 대한 생리적 반응, 불안과 스트레스 생리학에 대한 음악의 효과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는 축적된 음악치료 리서치에 바탕을 두고 1980년대 후반부터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외에 널리 알려진 음악치료 방법으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⑤ G.I.M (Guided Imagery and Music)

이는 1978년 미국의 Helen Bonny가 처음 시작하여 발전시킨 음악치료 방법으로 음악의 연상작용을 통해 치료대상자의 상태, 결핍 등을 치료사가 대화로서 이끌어 내는 치료방법입니다. 음악은 무의식에 있는 감정을 자극하여 전에 느끼지 못했던 기분을 느끼게 하고 상상력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는 분석적 정신치료에 음악의 특성을 고려해서 사용한 것, 즉 정신분석과 같은 치료기법으로 무의식을 탐구해 나가는 치료에 음악을 사용한 것입니다.

 

⑥ 창조적 음악치료(Creative Music therapy)

이는 Nordoff-Robbins Music Therapy Center의 창시자인 미국의 피아니스트겸 작곡가, Paul Nordoff와 영국의 특수교사 Clive Robbins가 발전시킨 음악치료 방법으로 세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들의 접근법을 창조적이라고 하는 이유는 치료사가 치료적 음악과 상황을 연속적으로 '창조'하고 환자가 적극적인 음악만들기에 관여하고, 이 접근이 소극적이며 수용적인 것보다는 적극적이고 표현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입니다. 음악은 치료적 성장을 위한 자극과 반응으로 사용되고, 언어적 상호작용은 최소한으로 합니다. 따라서 이 접근은 치료 안에서의 음악이 아니라 치료도구로서 음악을 사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⑦ 자유로운 즉흥음악치료 (Free Improvisation therapy) :

이는 Juliette Alvin에 의해 발달한 접근방법으로, 이 접근법을 'free'라고 하는 이유는 치료사가 치료대상자에게 규칙, 체계, 주제 없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즉흥연주하도록 하면서 치료대상자에게 절대적인 자유를 주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음악치료과정을 지적, 신체적,  사회-감정적 성장의 연속 단계에서 계획되어지고 충족되어야 하는 발달과정으로 보는데, 발달과정에서는 치료대상자가 자기, 타인, 사물에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을 가장 중시합니다. 즉흥연주는 치료에 대한 포괄적 음악적 접근의 한 부분으로 사용되는 데 여기에는 감상, 연주, 기록, 움직임이 포함됩니다. 이 접근법에서 악기의 사용은 매우 중요한데, 악기는 치료의 통합적인 부분으로 사용되고, 치료사와 치료대상자 관계에 중요한 역동적 기능을 제공합니다.

 

4. 음악치료의 방법

 

하나의 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입니다. 왜냐하면 음악이라는 것은 개인 의 주관적인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떤 음악은 신경통에 좋다느니 어떤 음악은 위장병에 좋다든지 하는 것은 과일반화의 오류이며 더우기 이러한 노래나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 치료가 된다고 믿게 하는 것은 얄팍한 상술에 다름이 없는 것입니다.

물론 음악감상이 음악치료에 전혀 사용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수동적인 음악치료의 방법인 음악감상을 치료대상자의 긴장이완을 도울 목적으로 또는 심상을 촉진시킬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음악치료에서는 적극적인 음악치료 즉, 환자와 치료사 간의 즉흥연주, 노래부르기, 노래만들기 등 적극적으로 치료대상자의 반응을 끄집어 낼 수 있는 음악적 활동을 더 많이 사용합니다. 이 중에서도 즉흥연주기법은 적극적인 음악치료 방법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즉흥연주는 즐겁고 창조적인 음악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주요한 방법으로서 음악치료사가 치료대상자로 하여금 음악을 이용한 여러 가지 활동 즉 적극적인 참여를 상황에 따라 창조적으로 유발시키는 주요 수단입니다.

이런 즉흥연주의 목표는 치료대상자를 즉흥연주과정에 참여시켜 음악에 대한 치료대상자의 반응이 치료 경험의 중심이 되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때 음악은 치료과정에서 자극과 반응 매개체를 제공하여 환자의 치료적 성장에 동기를 부여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음악이라는 틀을 통해 자신의 내부경험을 표출할 수 있고, 그것이 치료사로부터 인정을 받을 때 이런 음악치료의 경험은 즐거운 경험이 되고 보다 나은 삶으로 도약을 하기 위한 토대가 됩니다. 

 

5. 음악치료의 진행과정은?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고유의 성격을 가지고 있듯이, 모든 사람은 그 사람 고유의 음악성(이것은 음악적 소질과는 관계가 없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람은 소리에 대해 다르게 반응하고 음악에 대해 주관적인 견해를 보이고 선호하는 음악의 장르가 다른 것입니다.

음악치료의 과정은 장애의 정도와는 무관하게 치료대상자에게 잠재하고있는 고유한 음악성을 깨워서 외부세계와 소통하도록 돕고, 이를 통해 치료대상자가 환경과 현실에 대해 보다 나은 인식을 하도록 만들어주며 이런 과정을 통해 치료대상자의 사고, 감정, 의지가 강화됩니다.

구체적으로 음악치료의 시작은 상담을 통해 치료대상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얻은 다음 2-3개월에 걸친 평가 기간으로 들어갑니다. 이 시기 동안 음악치료사는 음악 속에서 보여지는 치료대상자의 문제점, 결핍 그리고 장점 등을 파악해 구체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이 때 음악 속에서 나타나는 치료대상자의 문제점이나 결핍[*]들은 고쳐나가고 치료대상자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은 더욱 부각시키도록 합니다.

치료과정을 통해 설정한 목표가 달성이 되고 치료대상자의 잠재력이 충분히 발휘되게 될 때 치료는 끝나게 됩니다.

[*] 망각, 반응의 결여, 수동성, 위축, 실어증, 틀에박힌 행동, 반향어, 퇴행행동, 부정적인 경향, 저항, 무감동, 지나친 의존성, 불안, 통제력의 부족, 표현력의 부족, 창조성의 부족, 대화를 부정하는 것

 

6. 음악의 치료적 요소들

 

음악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간단한 예로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우리 삶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표현하는 음악이 있고 각종 기념일에는 그 뜻을 기리는 음악이 있고 또 국가와 민족에게는 그들의 고유한 음악이 있다.

음악은 우리 삶을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표현하는 도구도 되지만 우리의 삶이 음악 그 자체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음악의 성질들이 바로 음악이 치료적인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 이유이다.

우리는 음악 감상으로 긴장 이완의 효과를 가질 수도 있고, 공동체 의식을 고조시킬 수도 있으며, 잃어버렸던 과거를 회상할 수 있는 등 음악이라는 자극에 의해 여러 가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음악의 어떠한 요소들이 이러한 작용을 하며 실제 임상에서 치료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음악의 힘이 어디에 있는지 6가지 음악의 요소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음정

음정은 진동수에 의해 생긴다. 진동수가 많으면 높은 음정이 나고 반대로 진동수가 낮으면 낮은 음이 난다. 일반적으로 높은 음은 자극적이고 낮은 음은 이완적인 효과를 가지며 음의 이런 현상들을 이용하여 신경의 긴장과 이완을 유도할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늘 긴장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저음의 음악이(소리가) 그 사람의 긴장을 이완시켜주는 작용을 할 수 있고 너무 늘어진 사람에게는 고음의 소리가 삶의 활력을 되찾는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음정이라는 요소가 치료적으로 사용되는 예를 들면, 음의 높낮이에 따라 신체의 위 아래를 지시하는 활동이 있을 수 있겠다. 이러한 음정의 대조는 청각변별력의 발달, 주의집중, 방향성의 제시 등을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또, 음의 높낮이는 언어를 발달시키기 위해 치료적으로 이용된다. 이는 말을 하기 전 발성을 촉진시킬 목적으로도 사용이 되고, 다른 경우에는 말을 할 수 있거나 분절된 낱말을 사용하는 내담자의 언어장애를 개선하기 위해서 '안녕' 또는 내담자의 이름과 같이 둘 이상의 음절로 이루어진 낱말에 3도 또는 5도로 오르내리는 간격으로 목소리에 억양을 붙이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2) 강약

강도는 진동의 폭에 의한 것으로 진폭이 크면 음량이 커진다. 소리의 강도는 음악의 효과를 내는데 큰 역할을 하고 거의 그것만으로도 만족감을 주게 되는 경우가 있다. 치료 상황에서 신체적 장애로 내담자가 스스로 외부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작고 그런 자신에 대해 자신감이 없다면 전자드럼처럼 손가락 하나를 움직여 아주 큰 북소리를 낼 수 있다면 거기에서 느끼는 만족감은 대단한 것이다. 이때 이 사람이 느끼는 것은 즐거움이나 만족감은 다른 어떤 요소도 아닌 음량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부드러운 음향은 대체로 친밀감을 가져다주며, 안전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그러나 때로는 이런 부드러운 음향이 강한 감각을 구하는 사람에게는 초조감을 줄 수도 있으므로 치료자가 내담자를 잘 파악해 음악의 선곡이나 악기의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강약의 변화는 개인의 정서 상태나 기분에 심리적, 생리적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매우 큰 소리에서 매우 작은 소리로, 매우 작은 소리에서 큰 소리로의 강약변화는 청각을 통해 인식을 일깨우기 위한 기초가 되고, 큰 소리를 참을 수 없어하는 사람에게 적응력을 길러주기도 한다.

 

3) 음색

음색은 소리의 질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각 악기들의 특성 및 사람의 음성을 구별시켜주는 음악의 요소이다. 음악치료에서 음색의 사용을 예로 들면, 두 개의 단순한 악기 소리를 구분하는 것은 환경에 대한 인식을 일깨우는 첫걸음이 된다. 청각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악기소리를 구분하고 각 악기에 따른 그림이나 동작 또는, 글씨를 인지하도록 훈련하는 능력은 환경에서 나는 소리와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구별하고 인지하는 능력, 즉 인간과 그 이외의 환경에 더욱 민감해지는 능력으로 전환될 수 있다.

또, 치료자가 특정악기에 관심을 보이면 그와 악기와의 관계가 긴밀해지고 나아가 치료사와의 관계도 긴밀해져 눈맞춤을 하거나 타인과의 관계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4) 화성

화성은 주파수가 다른 두 개의 음들이 동시에 날 때 맺어지는 관계이다. 화성의 진행을 통해 사람은 긴장 또는 이완하게되는데 협화음과 불협화음의 결합들은 시간 속에서 계속적인 긴장과 이완의 역동적 드라마를 형성하게 된다. 음악적 진행은 아무리 불협화음이 많아도 궁극적으로는 협화로 끝나게 되는데 이것은 청중이나 연주가에게 모두 정서적 만족감을 가져다주게 된다.

화성은 노래부르기와 악기 연주를 더욱 풍부하게 하여 즐거운 음악적인 경험을 갖게하고, 그 결과 표현력과 학습동기를 향상시킬 수 있다.

다양한 음계는 개인에게 정서적, 신체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느린 박의 아르페지오 베이스 음은 부드럽고 큰 동작을 유발시킬 수 있는 반면, 스타카토로 연주되는 베이스음은 뛰기나 박수치기, 북치기 같은 반복적인 동작을 유발한다.

5음 음계의 화음은 어떤 음을 연주하든지에 상관없이 조화를 이루는 화음이다. 여기엔 어떤 '잘못'도 있을 수 없다. 치료사와 내담자가 이런 화성속에서 완전히 조화를 이루게 되면, 내담자의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치료사에게 이해되고 있다는 경험을 하게된다.

화성은 또한 주의와 각성을 위해서도 사용되는데 내담자가 주의집중을 잘 하지 못하면 갑작스러운 불협화로 그의 관심을 다시 끌기도 한다.

 

5) 리듬

리듬은 측정된 동작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RHYTHMOS'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완기간 사이사이에 산재하고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박자나 악센트로 특징지어지는 흐름 또는 움직임을 가리킨다. 리듬은 삶에 에너지를 주고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는 리듬을 가지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우리 계절의 리듬이고 아침, 점심, 저녁이 우리 하루의 리듬이고 우리의 발달단계가 우리의 리듬인 것이다. 사람은 생체화학적으로 호흡과 맥박이라는 일정한 리듬의 바탕 위에 생체리듬을 형성하고 있는데 자장가는 이런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리듬이 치료적으로 사용되는 예는 활동에 활력을 주고, 신체 활동을 촉진시키기 위해 사용되는데, 리드미컬한 청각적 단서들은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므로 개인이나 집단의 운동 활동을 강화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사를 리드미컬하게 패턴화하여 노래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발성을 자극하여 말을 하게 도와준다.

6) 가사

가사는 노래가 중심이 되는 치료에서 분리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음악의 한 요소로 포함된다. 노래 가사는 정서를 이완시키고 경험과 느낌을 표현하는 수단이며, 상상력을 자극한다. 가사는 이미 만들어진 노래의 가사를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고, 치료사나 내담자가 즉흥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 아동의 현재 활동을 묘사하는 가사는 내담자에게 자신이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게되며 이를 통해 내담자는 정체성을 획득하게 된다. 언어사용이 가능한 내담자에게는 즉흥적인 가사가 자신의 내면세계를 투사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므로 이후에 내담자가 자신이 만든 가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왜 그런 가사를 썼는지에 대해 토론을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이상에서 음악이 어떻게 치료에 적용될 수 있는 지에 대하여 음악의 요소들 즉 음정, 강약, 음색, 화성, 리듬 및 가사를 통해 알아보았다.

음악은 우리 감정의 언어이고 이를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과 타인, 또 주변환경과 의사소통을 하는 channel이 된다. 이는 말 (verbal language)이 직선적이고 때때로 위협적일 수 있는 반면에 음악적 의사소통(musical communication)은 추상적이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안전한 매개체로서의 기능을 수행한다.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살아있음을 표현하는 것이고 음악이 이런 우리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다.

Posted by 샤르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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