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빠진 5차 청문회


플라톤은 '정치에 무관심하면, 어리석은자 들에게 지배당한다'고 했다. 촛불 민심과 청문회를 보며 정치에 무관심했던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이천년도 넘은 철학자의 일갈이 가슴에 꽂힌다.  우리는 누구에게 지배당하고 있었던가? 지금은 누구에게 지배당하고 있는가?


우병우는 국민이 소환하여 국회청문회에 세운 것이나 다를바 없다. 네티즌들이 주식겔러리와 보배드림 등을 통해 수배령을 내리고 수사력을 총동원한 결과다. 


어제 22일 하루종일 청문회를 지켜본 결과는 참담하다. 국회의원들이 5차 청문회에서 우병우를 심문하여 그의 죄를 밝힌것이 없는 것이나 마찮가지다. 고작 민정수석으로써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막지 못한 '직무유기'라는 것 밖에 밝혀 낸 것이 전무하다. 


검사출신, 심지어 전직 민정수석 출신까지 포함된 국조위 의원들이 우병우 앞에 맥도 못추고, 자세나 똑바로 하라며 소리나 질러대는 맹탕 청문회였다. 


우병우에게 청문회를 피해 도망다니지 않았고,  국정농단에 책임이 없다는 식의 변명할 기회를 하루 종일 제공한 셈이다. 


고작해야 세월호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하여 전 광주지검 윤대진 부장검사에 전화건 사실을 인정한 것이 우병우에게 받아낸 유일한 자백인 셈이다. 


참고인으로 출석했다가 청문회장에서 즉석해서 증인으로 신분이 바뀐 최순실 측근 노승일 부장이 폭로가 그나마 우병우의 최순실과 연관성을 밝힐 수 있는 가능성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노승일 부장은 우병우 사단인 김기동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이 차은택의 법조조력자이며, 우병우가 김기동을 소개시켜줬다고 들었다고 폭로했다. 

   


국회의원 중에 녹취록 등 실체적 증거를 들이댄 의원은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다. 김경진의원은 우병우 수석에게 잡범 대하든 '식사는 하셨냐'로 신문을 시작해서 우병우가 열 받었을 것이라는 추측보도도 있었다. 그나마 한대 쥐어박고 싶은 시청자들이 시원함을 느낀 대목이 아니었나 싶다. 


중간에 김경진의원이 야자타임 처럼 말을 놓기도 해 청문회장에 가벼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경진 의원 : 근데 증인은 최순실도 모르고, 검찰 정보는 어떻게 샜는지도 모르고.

우병우 수석 : 저도 검사 출신인데, 그런 누구든지 간에 시키겠습니까? 그런 없습니다.

김경진 의원 : 그니까. 궁금한 최순실은 검찰에서 압수수색 나오는 어떻게 알았을까? 궁금해서 여쭤보는 거예요.

우병우 수석 : , 모르겠습니다.

김경진 의원 : 대통령이 알려줬을까? 어떻게 생각하세요? 말씀해 보세요.

우병우 수석 : 알지 못합니다.





김경진 의원은 우병우 전수석의 장모 김장자와 최순실, 차은택이 골프를 쳤다는 기흥CC에서 골프장 관계자들의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을 청문회 도중 공개하기도 했다. 


녹음 파일을 틀자 "우병우를 최순실이 꽂아준 거? 최순실이가 옴과 동시에 우병우가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로 들어갔어. 김장자회장이 그랬어. 최순실이가 뭐 "난 여기 기흥만 오면 소풍오는 것 같다"고 그러고 나서 민정수석이 된거야", "우병우는 최순실꺼 다 막아주고 골프장 밖에서 상하관계야" 라는 내용이 청문회장에 메아리 쳤다. 


김경진 의원은 녹취록을 근거로 최순실과 우병우 장모 김장자, 그리고 김영재의원 원장의 부인 등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뒷배경이 되는 어두운 관계 들에 대해  의혹을 제기 했다. 최순실은 골프장에서 이영희라는 가명을 썼다고 한다. 


김경진 의원은 녹취록을 근거로 최순실이 기흥CC에 2주일에 한 번꼴로 왔고, 김장자는 최순실이 오면 버선말로 뛰어나가 맞이 했고 그런 인연으로 박대통령에게 민정비서관으로 추천됐다고 전라도 억양으로 일갈했다. (김경진 의원 제보용 카톡 아이디: captainshin@hotmail.com)



국조위 특위는 결국 '맹탕 청문회'라는 비판에 직면하여 서울 남부 구치소 현장청문회를 26일 열기로 했으나, 동네 꼬마들이 싸우다가 '다음에 두고보자'며 지쳐서 돌아가는 게 뻔히 보이는 어설픈 변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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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샤르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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